■ 전고필(본지 칼럼위원)

   · 향토사전문책방 이목구심서 대표
   · 前대인예술시장 총감독

도시 자체의 생명력은 기본적으로 내부 인구의 결속력에 의해 규정되는 것을 이미 많은 부분에서 터득했다. 인구의 감소가 가져오는 악영향은 노동력의 상실이나 공동체의 파괴, 지역 순환경제의 몰락 등으로 이어져왔다. 대한민국 사회의 인구성장률이 멈추고 초고령화 사회로 이행되면서 이를 대비하는 다양한 정책들이 요구되고 이행되지만 지역의 특수성에 기인한 아래로부터의 요구가 이뤄지는 경우는 찾기 힘들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첫째는 주민조직의 언어가 행정에 도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양한 위원회와 테이블이 있다고 하지만 대부분이 형식적 절차로 머무는 탓이다. 다행히 그 요구가 반영이 되더라도 소요되는 시간이 너무 더디기만 하다. 이를테면 레트로열풍이 현시기의 트렌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불과 얼마전까지 웰빙과 웰니스의 시대였는데 고전의 새로운 해석과 실행의 시대로 소비취향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런 변화에 즉자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인력이 있어야 하고, 방문욕구를 실행으로 옮길 수 있을 만한 매력적이 상품이 구성되어야 한다. 한데 이를 담양의 순수 민간 자본만으로 응대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관광을 구성하는 다양한 자원들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데 특히 SOC와 각종의 기반시설이 구축되어야 하는데 이 몫은 지방정부의 역할에 달려 있다. 주민의 요구에 적극 응대하는 행정과 큰 그림에서 이를 해석하고 비전을 만드는 수장이 삼위일체를 이뤄야 그것이 가능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민과 주민조직의 구성원이 소아적인 자기 이익을 버리고 공동의 이익과 분배를 위한 정책을 수립하는 훈련이 절실하다. 지금 담양이 필요한 것이 이 부분이다. 두 번째, 행정의 역할이다, 행정은 주민력을 바탕으로 정책으로 연결해 주며 현장에 원기를 북돋아 주어야 하는데 행정의 힘이 너무 커져있다. 그 이유를 주민들의 무관심이나 참여하더라도 자기주장과 이익에 급급한 모습에서 자연히 중간자이자 정책결정자로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다고 얘기하지만 행정이 주인공이 되는 것에 너무 익숙해져있음을 되돌아보아야 한다. 지방분권의 시대라고 얘기하면서도 중앙정부가 지닌 권한이 아직도 막강하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이나 그 이전부터 시행하는 중소기업청의 전통시장 살리기 등의 사업을 보면 진짜 살려야 하는 것 보다 분배에만 주력하고, 분배의 내용은 하드웨어의 구축에 더 큰 무게가 실려있다. 지방정부 입장에서는 재원이 부족하더라도 이런 사업을 통해 지역의 숨통이라도 돌리고자 무던히 공을 들이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럼에도 사업의 골간이 시설 구축쪽에 비중이 있다보니 또 토목과 건축으로 힘이 쏠려 들어가 삽질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행정은 지역의 경험과 성과와 한계를 바탕으로 이를 바꾸어 내야 한다. 그래야 진짜 지방정부의 역할이 소중하게 인식되는 것이다. 세번째는 인력 고도화와 인재 만들기에 주력해야 한다. 죽녹원과 메타길을 중심으로 움직여지는 관광객의 동선을 도심으로 옮겨오는 일에 모두들 지혜를 모으고 있다. 문화예술과를 주축으로 담빛예술창고와 해동문화예술촌, 정미다방, 인문학가옥 등이 그 최전방에 있다. 모두 행정이 중심이 되어 움직인 수고로움이다. 특히 담빛과 해동, 인문학 가옥 등은 그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괄목할 만한 명소로 성장했거나 잠재적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이는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 담양 출신이어서 더 담양을 사랑하기도 하지만 담양 출신이 아니더라도 담양에 천착하고 자신이 축적한 모든 지식과 인적 기반을 올곧이 투여하여 비단 공간만을 활성화 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자체를 브랜딩하는데 큰 역할을 수행하는 이들을 바로 목도하고 있는 것이 담양의 현재 모습이라는 점이다. 주민력과 행정력과 전문가들이 보여졌다. 이제 다음 단계는 관광 사업자의 초대와 응원이다. 14,000명의 읍내 주민에게 활기를 부여할 수 있는 방법은 관광과의 공존이 하나의 타개책이라 여겨진다. 기 구축된 매력물을 토대로 이를 찾아오는 관광객을 생활인구로 유입하는 전략과 이를 실행할 주체를 모아내는 것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는 먼저 매력있는 인재의 영입이 첫번째여야 한다. 전주가 한옥마을로 부각될때 한복을 입히자고 주장한 한 이십대의 젊은이가 있었다. 아무도 그를 눈여겨보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정책제안에서 안받아 주니 본인이 직접 실행을 했다. 오늘 전주에서 서울에서 목포에서 군산에서 경주에서 한복과 양장을 입고 즐겁게 사진을 찍고 인증샷을 올리는 태동은 기존의 관성적인 사고가 아니라 가능성과 트렌드를 제시하는 비전을 가진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런 생각과 행동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관광사업자들과 예비 창업자를 모은 DMO(Destination Marketing Organization)의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 일종의 공론화의 과정을 거치고 민간 스스로가 관광의 트렌드를 분석하고 방문자의 성향을 요구를 파악하며 이에 대응하는 서비스와 마케팅을 이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더불어 이들이 나서서 스타트업 하고자하는 신규 관광사업자들의 양성에도 재능을 투여하도록해야 한다. 여기에는 원칙이 따라야 한다. 한 사람을 배불리하는 사업이 아니라 지역과 공존하고 사회에 공헌하는 관광사업이 되도록 셋팅 되어야 하는 것이 필수다. 지금 세계 각국과 서울에서 발생하는 관광반대현상(Tourism Phobia)는 결코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관광으로 인해 지역민이 피해를 받는 것이 아니라 관광으로 지역이 상생하는 지속가능한 담양을 구축하는 지혜를 도시재생과 더불어 진행하는 선례를 만들어 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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