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뉴스는 올해 창간 4주년을 맞아 『기획연재Ⅲ/소설』로 이번호부터 ‘2019담양 송순문학상’ 수상자인 양진영 작가의 걸작 장편소설 ‘소쇄원의 피로인’을 연재합니다.
소설 ‘소쇄원의 피로인’은  제7회 송순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조선왕조 정유재란때 일본으로 끌려간 소쇄원의 주인 양산보의 후손들이 고향으로 되돌아오게 되는 과정을 사료를 바탕으로 그려낸 소설입니다. 
본지는 양진영 작가의 장편소설 ‘소쇄원의 피로인’을 월2회 가량 지면을 통해 연재할 예정입니다. / 편집자 주.
 

【작가 프로필】
양진영 작가는 1958년 광주에서 태어나 한국외국어대학을 졸업했다. 
미국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현재 서강대학교 국문학과 박사과정 재학 중이다. 중앙일보신춘문예(평론), 무등일보신춘문예(소설), 경상일보신춘문예(시), 송순문학상, 김만중문학상, 목포문학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줄거리】 
장편소설 ‘소쇄원의 피로인’은 정유재란(1597년) 때 창평에서 납치돼 20년 만에 귀국한 양산보의 후손들(양몽린, 양몽인, 양혜란, 함풍 이씨)에 대한 기록이다. 
사료상에 피납된 과정은 불분명하고 귀국과 관련된 행적은 그들을 데려 온 오윤겸의 동사상일록, 이경직의 부상록에 몇 줄만 남아 있다. 따라서 이 글의 대부분은 소설적 설정이다.

개략적인 내용을 보면....
1597년 8월 중순. 와키자카 야스하루가 이끄는2천여 왜병이 창평에 밀려오자 소쇄원과 창암촌 사람들은 무등산으로 도피한다. 소쇄원 일가는 마을 사람을 독려해 땅벌 등을 이용해 적과 싸웠지만 가문을 이끌던 양자정은 소쇄원과 함께 불타고 양천운은 남은 식솔을 이끌고 멀리 강원도로 떠난다.
당시 열다섯 살이었던 몽린은 피신 도중에 두 동생과 어머니가 창암촌에 남아 있는 것을 알고 마을로 내려 와 왜군의 포로가 된다. 여동생의 몸종이었던 은개가 야스하루의 첩이 된 덕분에 몽린 일가는 살아남았지만 몇 달 뒤 후퇴하는 야스하루를 따라 경상도 안골포로 끌려간다.
스무 해가 지난 1617년 8월. 임진왜란 때 납치된 조선인 포로를 쇄환하려고 일본을 방문한 오윤겸은 역관, 강우성을 통해 양몽린과 접촉한다. 양산보의 증손자인 몽린은 그를 납치한 야스하루의 곁에서 차 시중을 드는 다두로 일하고 있었다. 몽린은 그가 소지한, 후일 ‘신의 찻사발’로 불리게 되는 도자기를 쇼군(대장군)의 측근에게 상납해 피로인을 돌려보내라는, 쇼군의 유시문을 얻어 내자고 제안한다. 
오윤겸은 그 도자기를 당시 집정인 혼다 마사즈미에게 보내고 그 덕분에 피납된 조선인을 모집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쇼군의 포고문을 받아 낸다. 몽린은 후일 보물이 될 찻사발을 포기하는 대신 어머니와 여동생을 포함해 백여 명의 조선인을 구해 귀국길에 오른다.
한편 야스하루의 영지인 오즈에 남은 몽린의 동생, 몽인은 40여 명의 조선인 포로를 이끌고 형이 알려준 계책에 따라 강우성이 타고 올 조선 전함을 기다린다. 하지만 예하 피로인의 집단 탈출을 의심한 야스하루가 군사를 보내 이들을 감시한다. 몽인은 기지를 발휘해 축제날에 독초를 탄 음식을 왜병에게 접대해 이들을 잠재우고 오즈를 탈출한다.
그 해10월 9일. 한 달의 항해 끝에 먼저 대마도에 도착해 동생을 기다리던 몽린은 강우성을 따라 북큐슈를 돌며 피로인을 모집해 온 몽인과 해후해 고국으로 향한다. 마침내10월18일. 3백여 명의 피로인을 태운 쇄환선은 부산포 앞바다에 이르고 몽린의 선창에 따라 포로였다는 굴욕을 잊고 굳세게 살아가자고 서로서로 맹세한다.

【사료해설】
※ 여기 소개된, 임진왜란 때 납치된 양산보의 후손들(양몽린, 양몽인, 양혜란, 함풍 이씨)의 귀국 행적은 당시 이들은 데려 온 오윤겸의 동사상일록, 이경직의 부상록을 참고했다.
※ 동사상일록에 ‘양몽린은 중이 되어 차(茶) 끓이는 것을 맡아 하는데 …….’라고 기록된 바 몽린은 그를 납치한 와키자카 야스하루의 곁에서 차 시중을 드는 다두로 일한 것으로 추정된다.
※ 여기에 소개된 신의 찻사발, 기자에몬이도는 조선에서 건너 간 정호다완(일본명 이도다완) 중에서는 유일하게 일본의 국보로 등재된 도자기다. 1600년대 중반부터 일본의 다회기에 등장해1700년대에 유명했던 다인, 후마이의 눈에 띄어 ‘신의 찻사발’로 불렸다. 양몽린이 한때 이 도자기를 소지했다는 설정은 사료와 무관하다.

※ 동사상일록(1617년)에 기록된 양몽린 관련, 주요 일정은 아래와 같다.
△8월18일: 오윤겸 등 쇄환사 일행이 오사카 도착. 
△8월26일: 오윤겸 등 사신단은 쇼군(이에야스 히데타다)을 알현하고 조선인 피로인을 돌려보내도록 촉구.
△9월 2일: 창평에서 끌려간 유명환이 양몽린 등의 편지를 가지고 와서 오윤겸 면담.
△9월 9일: 양몽린 일가 등20여명 와키자카 야스하루 저택에서 탈출해 쇄환사 일행에 합류.
△9월15일: 양몽린 등120여명은 조선을 향해 오사카를 출발.
△10월 3일: 오윤겸은 양몽린 등 피로인을 태운10여 척의 배를 이끌고 대마도 도착.
△10월 8일: 9월에 야스하루의 영지인 오즈를 탈출한 양몽인 일행이 북큐슈를 거쳐 대마도에 도착.
△10월18일: 오윤겸 등 쇄환사 일행, 부산포에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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