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
칼럼/보존과 개발 사이에서박환수(조선이공대 교수)

모 일간지 11. 24 기사에 이런 내용이 실렸다. 전남도에서 영산강 변을 전남 대표 숲으로 가꾸는 ‘영산강 경관 숲 조성’ 사업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이 사업은 2021년까지 영산강 주변 314만5,000㏊, 136㎞에 생태·문화적 가치를 조명하는 문화녹지 공간을 만드는 것으로 여기에 102㎞에 달하는 자전거 길을 추가로 조성한다고 한다. 현재의 영산강 자전거 길은 담양댐과 영산강 하구 둑을 잇는 133Km의 자전거도로로 정부가 4대강 정비 사업과 함께 조성한 자전거길 중의 하나다.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반대하고 지금도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단체들이 있지만 강 옆으로 조성된 자전거 길은 많은 자전거 동호인들이 건강관리와 함께 영산강 주변 풍광을 즐기고 있다. 이는 환경 보존도 필요하지만 개발에 따른 효과도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국의 자전거 마니아들은 자전거를 시외버스나 군내 버스에 싣고 와서 직접 타고 담양댐에 가는 것으로 종주를 시작한다. 담양댐에서부터 자전거를 타고 종주를 시작하면 담양댐에서 보는 추월산과 금성산성의 경관을 시작으로 죽녹원, 메타스퀘이아 길을 거쳐 담양읍을 벗어나고 이어 병풍산과 무등산 사이의 넓은 평야지대를 통과하여 광주권으로 진입하게 된다.

인터넷을 통해 영산강 자전거 길을 검색하면 상당히 많은 자전거 마니아(mania)들이 이 길을 이용하고 후기를 올려놓아 이를 잘 이용하면 담양을 홍보하고 그에 따른 경제적 문화적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생각된다.

그들이 남겨 놓은 후기들을 읽어 보면서 몇 가지 생각을 해 본다. 국가에서 영산강 살리기 사업의 부수적 목적으로 조성한 자전거 길이지만 국민들은 그 사업으로 자전거 길이나 하천부지에 조성된 여러 문화 체육시설과 경관조성의 효과에 더 만족하고 있다. 잘 정비된 하천 옆길을 따라 지역 관광지를 둘러보며 즐기는 자전거 타기(Riding)가 건강에도 좋은 것이고 그것을 4대강 사업의 효과로 보는 것이다. 마니아들은 시야에 들어오는 넓은 평야와 길옆으로 산들거리는 대나무의 시원한 바람, 그리고 수시로 만나는 농부들의 모습은 고향의 모습이고 시골 정취를 느낄 수 있어 감성 재충전의 기회로 여기고 있다.

반면 미끈한 복장에 무리지어 달리는 그들을 바라보는 농부들의 입장에서는 무슨 여유가 있어 이렇게 노는 날이 아닌데도 한가로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지 약간의 괴리감을 느낀다고나 할까. 대부분이 전용 자전거 길이지만 이곳은 자동차 한 대가 다닐 수 있는 제방 둑과 교량을 자동차와 자전거가 같이 다녀야하는 길이다. 그러기에 농민과 자전거 마니아들은 서로가 안전을 신경 써야 하면서 지나가야 하고 그럴 때마다 느끼는 감정도 서로 교차한다.

그래서 자연 상태로 보존되고 있는 증암천을 바라보는 농민들의 마음은 이 길을 지나는 자전거 마니아들에 대해 그다지 좋은 감정은 아니다. 제방 둑에 조성하는 대나무 숲이 무성해 질수록 가려진 커브 길에서 불쑥 튀어 나오는 자전거에 놀라고, 낚시꾼 주차차량과 지나치는 자전거 때문에 서행을 해야 하고, 하천에 쌓인 퇴적물로 홍수 때는 농지의 물이 잘 빠지지 않는다는 불만도 생기고, 하천 갈대는 지저분한 쓰레기로 보이며, 차라리 그곳에 운동장이나 꽃밭을 만들면 좋지 않겠느냐는 생각과 함께 멀리 보이는 낚시꾼들의 여유는 또 다른 삶의 차이를 느끼게 한다.

2000년대 초반, 도룡뇽 서식지 파괴를 이유로 천성산 밑을 뚫는 KTX 터널 공사를 6개월이나 지연시켰던 환경단체의 주장은 지금 천성산의 생태계가 파괴되기는커녕 도롱뇽과 가재며 습지 동식물이 더 번성하고 있다. 당시 치열한 반대 논리로 국가 기간사업 추진에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가져왔으나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무분별한 보존 논리로 공공 편익 사업을 방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당시 4대강 살리기 사업도 환경 보존 측면에서 부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연이은 가뭄을 통해 그 필요성이 돋보이기도 했고 또 부수적인 사업 효과도 만만치 않다. 개발이냐 환경보존이냐의 결정은 동식물 사는 것도 좋지만 우리 인간도 행복하게 즐기며 사는 권리가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담양뉴스  webmaster@dnnews.co.kr

<저작권자 © 담양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담양뉴스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