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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볼턴 회고록이 보여주는 외교적 교훈박환수(조선이공대 교수)

요즘 미국 백악관에서 국가 안보보좌관 직책을 수행하다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해고를 당한 존 볼턴의 회고록이 한국과 미국의 정치인들과 지식인들 사이에서 찬반 논쟁이 뜨겁다. 얼마나 민감한 내용이었으면 미국 법무부는 회고록을 통한 국가기밀 누출은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법원에 회고록 출판을 금지해달라는 청원을 했을까. 하지만 미국의 법원은 이미 이 책은 널리 유포되었고 법무부 청원만으로 출간을 막을 수 없다고 판결하여 회고록에 수록된 내용의 공개가 가능해졌다.

아직 회고록을 읽어 보지는 않았지만 언론을 통해 공개된 내용을 보면 대부분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관련 이야기지만 4장에서 한국이 대북한 관련 정책을 추진하면서 일어난 뒷이야기들이 화제에 오른다.
회고록의 내용에 대한 비판을 하기 전에 이 책을 쓴 존 볼턴이나 트럼프에 대해 또 한국과 동남아 정세를 국제적 관점에서 이해하지 않으면 이 책에 수록된 내용의 진위 여부를 떠나서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존 볼턴의 주장이 틀렸다고 할 것이고 반대자들은 외교의 실패와 숨겼던 사실에 실망하면서 볼턴의 주장에 동조할 것이다.

그러기에 이럴 때 일수록 언론은 객관적으로 회고록의 내용과 사실관계를 알리는데 주력하고 정치 평론가의 견해도 균형 있게 실어주어 국민들이 나름의 평가를 하도록 하면 될 일이다. 존 볼턴의 회고록이 출간되고 그 뒷얘기들이 돌아다닌다고 해도 결국 현재의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이 없기 때문이다.

존 볼턴은 소방관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탁월한 두뇌로 미국의 상층 그룹이 다니는 학교를 장학생으로 다녔고 유명한 예일대를 수석으로 졸업하여 정치인 반열에 오른 사람이다. 트럼프나 볼턴 두 사람 모두 미국의 가치를 최선으로 여기는 보수파이지만 볼턴은 국제 문제 해결에 무력 사용도 불사한다는 공격적 태도를 가진 신보수주의(NEOCON)이고 트럼프는 무력 사용보다는 외교 협상을 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정책 추진에서 의견 충돌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곧 끝날 것 같았던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실험과 핵 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완전한 비핵화(CVID)정책이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사실도 그 한 부분이다.

그동안 미국, 한국, 북한과 주변 강국들의 지도자들은 국가가 추구하는 가치가 서로 다름에도 이를 이해하지 못했거나 알았어도 어떻게 하든 자신의 목표만 달성하면 된다는 식으로 상대를 기만하였거나 또는 힘으로 이를 밀어붙이는 식이어서 한반도 문제는 근본적으로 쉽게 풀어질 문제가 아니었다.

북한의 지도자들은 국가의 붕괴를 막고 살아남기 위해 절대로 핵을 포기할 수 없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한국의 운전자 역할도 이용하였지만 실망하였고 미국과 대척점에 있는 중국과 러시아에 기대어 보았지만 한계를 느끼고 이제는 불안하지만 핵무기를 이용한 외교적 초강수를 두고 있어 북한의 미래는 예측불허로 가고 있다.

미국의 트럼프는 비핵화도 달성하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아예 북한을 미국편으로 만들려고 했던 것 같다. 그래서 핵무기기만 포기하면 한국과 같은 경제 성장국가를 만들어 주겠다는 생각이 강경주의자 볼턴과 맞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서서히 볼턴과 같은 강경태도로 트럼프도 정책을 선회 중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애초부터 미국과 목표의 차이가 있었고 유엔의 제재로 미국과 북한의 사이에서 양국의 목표를 조율할 수 없는 처지였다. 그럼에도 평화와 민족 통일이라는 가치 구현을 가지고 중재자 역할을 자임한 결과는 미국과 북한으로부터 신뢰를 잃었고 북미 직접협상을 지켜봐야 하는 입장에 처했다.

세상일이라는 게 나 혼자의 의지로 매사를 풀어 나갈 수 없다.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차대한 일을 강대국이 아닌 이상 홀로 풀어나가기 어렵다. 진정성을 가지고 협조를 구하고 국민들에게 양해를 구하면서 해야 하는 일이다. 결과가 좋으면 다행이지만 실패할 경우 절대 비밀이라는 게 어렵게 되었다. 이게 볼턴 회고록이 보여주는 외교적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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